김유정 <금 따는 콩밭> 레포트
김유정 <금 따는 콩밭>
김7777
땅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.
고달픈 간드렛불. 맥없이 푸르끼하다.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.
겉으로 황토 장벽으로 앞뒤 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.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중하다. 싸늘한 침묵, 쿠더부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.
곡괭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. 암팡스러이 내려쪼며,
퍽 퍽 퍽―---
이렇게 메떨어진 소리뿐. 그러나 간간 우수수 하고 벽이 헐린다.
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굴의 땀을 훑는다.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. 흙 한 줌을 집어 코밑에 바싹 들이대고 손가락으로 샅샅이 뒤져 본다.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. 그러나 불통버력이 아주 다 풀린 것도 아니었다. 말똥버력이라야 금이 온다는데 왜 이리 안 나오는지.
곡괭이를 다시 집어 든다. 땅에 무릎을 꿇고 궁뎅이를 번쩍 든 채 식식거린다. 곡괭이는 무작정 내려 찍는다.
바닥에서 물이 스미어 무르팍이 흔건히 젖었다. 굿 엎은 천판에서 흙방울은 내리며 목덜미로 굴러든다. 어떤 때에는 윗벽의 한쪽이 떨어지며 등을 탕 때리고 부서진다. 그러나 그는 눈도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. 금을 캔다고 콩밭 하나를 다 잡쳤다. 약이 올라서 죽을 둥 살 둥, 눈이 뒤집힌 이판이다. 손바닥에 침을 탁 뱉고 곡괭이자루를 한번 꼬나잡더니 쉴 줄 모른다.
등뒤에서는 흙 긁는 소리가 드윽드윽 난다. 아직도 버력을 다 못 친 모양. 이 자식이 일을 하나 시졸 하나. 남은 속이 바직바직 타는데 웬 뱃심이 이리도 좋아.
영식이는 살기 띤 시선으로 고개를 돌렸다. 암말 없이 수재를 노려본다. 그제야 꾸물꾸물 바지게에 흙을 담고 등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간다.
굿이 풀리는지 벽이 우찔하였다. 흙이 부서져
[문서정보]
문서분량 : 8 Page
파일종류 : HWP 파일
자료제목 : 김유정 <금 따는 콩밭>
파일이름 : 김유정 금 따는 콩밭.hwp
키워드 : 김유정,<금,따는,콩밭>
자료No(pk) : 16096376
Comentários